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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앞두고 수렁에 빠진 재계, "소는 누가 키우나?"

  •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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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0-11 14:10:29

    [김혜경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방위 증인 소환령이 내려진 재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재벌개혁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어 여야 간 대치가 심화되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번에도 '기업 벌주기'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올해 국감에서는 총수보다 기업인 증인이 대폭 늘어난 추세지만 증인 수로만 역대 최고치가 전망되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재계는 "북한 핵실험, 한미 FTA 개정협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에 국감까지 겹쳤다"며 국감 시작 전부터 한 목소리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묻지마식' 증인이 줄어든 만큼 '망신주기식' 신문도 줄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국감 기간 기업인 소환은 해마다 늘어왔다. 17대 국회는 51명, 18대 77명, 19대에는 124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대 국회의 첫 해인 지난해에는 120여명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상임위에서 증인으로 채택됐거나 출석 예정, 그리고 국감 진행 중에 추가 증인 채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인까지 합하면 지난해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주목받는 기업인 증인으로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여승동 현대자동차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등이다. 이들은 현재 증인 채택이 확정됐거나 예정인 상태다.

    현재 가장 많은 기업인을 증인으로 소환한 곳은 정무위원회다. 정무위는 현재까지 총 37명의 증인을 소환했으며 이 중 기업인은 21명이다.

    정무위는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어 주로 대기업, 금융사와 관련된 현안이 다뤄진다. 당초 주요 기업 총수들이 증인으로 대거 채택됐지만 현재는 명단에서 많이 제외된 상태다.

    정무위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제조사와 이통사 간 단말기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기업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승동 현대자동차 사장도 국감 출석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여 사장은 세타2 엔진 결함 리콜 사태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를 차별했다는 논란으로 증인 명단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하도급 일감몰아주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로 등으로 국감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하도급 불공정행위와 하도급거래 위반 등으로,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회계 부정 관련 50억원 과징금 관련으로 출석을 요구받았다.

    경영진이 증인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의 경우 대관 담당자를 중심으로 국회와 연락을 취하는 등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각종 대외적 변수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국감에 대한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통상압박, 중국의 사드보복 등 외부 요인과 정권교체기에 따른 정책 변화 등의 내부요인으로 인해 대내외 경제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올해도 피감기관이 아닌 기업인들이 대거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채택돼 여러모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감 증인 채택은 제도의 본질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에만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국정감사가 기업감사가 아님에도 무분별하게 기업인을 증인으로 불러 세우는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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